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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에 하나씩 플쳌. 제8절 | 2025.06.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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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먼저, 무슨 일인데?!
•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시켜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는 암호화폐를 말해요.
•지금 스테이블 코인 시장은 대부분 미국 달러를 기반으로 합니다.
•미국 국채를 담보로 비축하고, 1달러=1코인 비율로 코인이 발행•유통되고 있죠.
•이렇듯 미국이 가상자산 시장 패권을 노리는 상황에서 한국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추진하고 있어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으로도 제시됐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두고 어떤 논쟁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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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①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금융시장 안정성 높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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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측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금융 시장의 불안정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해요. 만약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결제 수단으로 정착하면 어떻게 될까요? 국내 통화인 원화의 수요는 감소하고 스테이블 코인의 기반인 달러, 즉 외화 수요는 증가할 것입니다. 외화 수요가 늘어나면 환율이 올라 대규모 자본 유출을 촉진할 수 있죠.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원화보다는 외화를 보유하는 게 소유자 입장에서도 이득이니까, 시장관계자들이 굳이 국내 시장에서 통화를 쥐고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반대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는다면? 맞습니다. 원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원화의 경쟁력도 올라갈 거예요. 그만큼 원화에 투자하려는 자금유입도 늘어날 테고요. 그래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자본 유출을 막는 방화벽”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입니다.
반대 측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통화정책의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요. 통화정책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경제 안정과 성장을 위해 화폐 공급, 유용성, 금리 등을 조절하는 정책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키를 잡는 한 축인데요. 그동안 한국은행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에 관해 신중론을 고수해왔어요. 현재의 실물 원화는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발행과 유통을 통제하고 있지만, 스테이블 코인은 민간이 발행하는 암호화폐로 중앙의 통제를 벗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민간 발행 화폐가 주요 결제 수단이 되어서 사실상 법정화폐의 지위를 차지한다면 어떨까요? 실물 원화를 취급하는 시중은행의 자금 중개 기능은 약해지고, 통화 전반을 관리•감독하는 한국은행의 정책 유효성도 떨어질 것입니다. 또한, 스테이블 코인은 민간이 통화 창출 권한을 보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칫 통화량(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량) 증가로 이어져 시장에 혼선을 줄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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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으로 제시했던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출처: 프리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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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이 주도하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 드라이브
✦ 지난 6월 10일 더불어민주당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안을 발의했어요.
✦ 여기에는 스테이블 코인 기업의 최소 자본금 기준을 5억원 이상으로 대폭 낮추는 안이 포함됐습니다. ✦ 핀테크, 가상자산 스타트업 등 비은행권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허용해서 가상자산 시장을 더 키워 나가겠다는 취지예요.
✦ 하지만 금융업계 안팎에서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 주체가 많아지면 관리•감독이 힘들고 시장에 부정적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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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②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디지털 화폐 시장 키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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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측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한국이 디지털 시장의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봐요. 지금 디지털자산 시장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 이미 국제 결제수단으로 단단히 자리매김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시장 참여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에요. 한국 내 기업과 사용자가 국제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주요 거래자로 활동하려면,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디지털 시장 접근을 쉽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영국 등 해외 국가는 이미 자국 통화에 기반한 스테이블 코인 관련법 시행을 추진하고 있어요.
일부 전문가들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K-콘텐츠와 결합하면 글로벌 결제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크다고 얘기합니다. 예를 들어, K팝 팬덤 경제와 연계해서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한 팬 참여 보상 시스템을 만들면 국내외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거예요. 뿐만 아니라,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중간 수수료 없이 직접 결제가 가능해서 콘텐츠 제작자의 수익도 증가할 수 있죠. 자연히 제작자들도 스테이블 코인을 선호할 수밖에 없으니, 거래량과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고요. 그래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에 찬성하는진영은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우리나라 통화영토를 확장하고, 동시에 디지털 한류의 선순환까지 노릴 수 있다고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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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K-팝, K-드라마 등 한국의 문화 콘텐츠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출처: 프리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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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측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라고 봐요.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규가 촘촘하게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한 발행•유통은 오히려 디지털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에요. 가령, 대규모 환매 요청이 발생할 경우 발행자가 코인 대금 상환을 위해 국채, 예금 등을 대거 투매하면 전체 금융 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스테이블 코인을 이용한 환치기 탈세, 자금 세탁 등의 불법 행위를 관리•감독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하죠.
현재 유통되고 있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들의 사고 사례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례로 테더(USDT)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스테이블 코인이지만 투명성 의혹으로 여러 차례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어요. 지난 2월 불거진 준비금 부족 사태가 대표적입니다. 준비금은 사용자가 발행된 스테이블 코인을 실제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으로 바꾸고 싶을 때 언제든지 지급할 수 있도록 마련해둔 자산이에요. 준비금이 충분하지 않으면 코인에 대한 신뢰가 무너집니다. 사람들이 “내가 코인을 보유해봤자 달러로 바꿀 수 없다”는 의심을 갖는다면 당장 코인을 팔아치우겠죠. 매도가 많아질수록 코인의 가치는 하락(디페깅)할 것입니다. 하락세가 가파르고 길어질수록, 코인 자체가 붕괴해버릴 위험도 높아지죠. 이는 발행 업체의 지급불능, 파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스테이블 코인의 이런 위험을 통제할 방법이 뒷받침 돼야 하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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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더 준비금 부족 논란
✦ 2016-2018년까지 발행된 USDT의 27.6%만이 실제 미국 달러로 뒷받침됐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 쉽게 말해, 나머지 72.4%의 USDT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환매를 요청해도 바꿔줄 달러가 없었다는 뜻. ✦ 이러한 투명성 부족으로 테더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4,15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았어요. 뉴욕 검찰총장실의 조사에서도 1,85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했고요. ✦ 이외에도 테더는 자금 세탁, 제재 회피, 마약 밀매 등 불법 활동에 사용되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미국과 유럽 규제 당국의 감시 대상이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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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측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도입하면 결제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해요. 현재 국제 결제 시스템은 ①송금인 은행 계좌 ②송금인 국가의 중개은행 ③수취인 국가의 중개은행 ④수취인 은행 계좌까지 총 4단계를 거쳐 진행이 돼요.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을 이용하면 이 절차를 ➊송금인 코인 지갑 ➋수취인 코인 지갑의 2단계로 줄일 수 있어요. 전자가 실제 거래까지 2~5일이 소요되는반면, 스테이블 코인 거래는 수초~수분이면 완료됩니다. 스테이블 코인의 장점은 시간 단축만 있는 게 아닙니다. 해외 거래를 위해 따로 환전을 하지 않아도 되고, 거래 수수료도 0.5% 이하로 낮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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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 코인은 거래 절차를 대폭 줄여 결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출처: 조선일보・DSR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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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측은 스테이블 코인의 장점은 인정하지만, 굳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 필요가 있냐는 입장입니다. 원화는 달러와 달리 기축통화가 아닙니다. 스테이블 코인이 널리 쓰이려면 담보 자산이 세계적으로 통용돼야 가능한데, 원화는 국제 거래 시장에서 그 쓰임이 제한적이라서 과연 스테이블 코인으로 수요가 있을지 불투명하죠. 시장을 잠식한 달러 스테이블 코인조차 물가 상승률이 극단적으로 높아서 자국 통화가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는 일부 국가만 사용한다는 분석도있습니다. 또한, 기존 국내 간편결제 시장도 충분히 성장한 만큼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할 유인이 적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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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쳌의 생각이 궁금하다면 Click
✦ 스테이블 코인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2300억 달러(약 320조원)인 시장 규모가
2028년에는 2조달러(약 2800조원) 정도로 커질 것으로 전망해요.
✦ 퍼스트 무버가 되려는 세계 각국의 속도전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스테이블 코인 법안인 ‘지니어스
액트’가 상원 통과됐고, 일본은 3월, 홍콩은 5월 스테이블 코인 관련법을 정비했죠.
✦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려는 전 세계적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도 원화 스테이블 도입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타이밍을 놓치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원화가 존재감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요.
✦ 다만, 중앙은행의 정책 수행, 코인 발행사들의 투명성, 예상치 못한 금융사고 등 예상되는 리스크에 철저한 대
비책이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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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금융 시장의 핫이슈로 떠오른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과 관련한 논쟁을 정리해봤어요. 어떤 의견들이 오가고 있는지 조금은 감이 잡히시나요? 모든 제도와 정책에는 장단점이 있는 법.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
으니 어느 한 쪽에 서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플로우체크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두고 격론이 펼쳐지는 이유를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그럼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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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헤럴드경제. 25-06-11.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 ‘시동’… 가상자산 띄우는 李정부, 중앙은행 CBDC는 찬밥 신세? [투자360]]. 동아일보. 25-06-11. [與, 스테이블코인 발행기준 ‘50억→5억’ 확 낮춰… 韓銀선 ‘신중론’]. 조선일보. 25-06-11. [현금처럼 사용… 글로벌 금융 뒤흔드는 스테이블 코인]. 뉴시스. 25-06-10. [스테이블코인 띄운 새 정부… 금융당국·한은 입장은]. 중앙일보. 25-05-29. [대선 화두 ‘원화 스테이블 코인’… 전문가 “실효성 글쎄”]. 경향신문. 25-05-26. [원화스테이블 코인 띄우는 민주당… “흔들리는 통화 주권 지켜야”]. 한겨레. 25-05-20. [‘달러 패권’ 앞세운 스테이블 코인, 통화주권 위협… “쉬운 돈놀이 수단 될 수도”]. 투데이신문. 25-05-17. [[원화의 진화③] ‘진화’인가 ‘리스크’인가… 스테이블코인의 명암]. 키움증권. 25-04-16. [[#스테이블 코인] 4. 미국과 유럽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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